Cart & Chart 개발 이야기 — 아이쇼핑은 왜 게임이 되는가
2026년 7월 · 개발 노트
Cart & Chart는 이상한 질문에서 시작했습니다. "사람들은 왜 살 것도 아니면서 쇼핑 앱을 구경할까?" 장바구니에 담았다 지우고, 리뷰를 읽고, 가격을 비교하는 그 시간 자체가 즐겁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돈 걱정을 아예 없앤 아이쇼핑은 그 자체로 게임이 될 수 있지 않을까 — 여기에 "그 돈을 버는 과정"으로 주식 시뮬레이션을 붙이면 루프가 완성됩니다. 벌어서, 사고, 모으고, 자랑한다. Cart & Chart의 뼈대입니다.
첫 번째 시련: 주가가 888조가 된 날
초기 버전의 주가 모델은 단순했습니다. 매 턴 평균적으로 조금씩 오르는 랜덤워크. 그런데 게임을 반나절 켜두고 돌아와 보니 주당 6만 5천원이던 가상 종목이 888조 원이 되어 있었습니다. 양(+)의 기대수익이 복리로 무한히 쌓인 결과였죠. 해결책은 금융공학에서 빌려온 평균회귀(mean reversion) 모델이었습니다. 가격이 기준가에서 멀어질수록 되돌아오려는 힘이 강해지도록 만들자, 주가는 현실적인 밴드 안에서 출렁이게 됐습니다.
하지만 평균회귀는 새로운 문제를 낳았습니다. 가격이 항상 제자리로 돌아온다면 장기 보유가 무의미해지고, 게임의 성장도 멈춥니다. 그래서 시장 뉴스 이벤트를 넣었습니다. 몇 분에 한 번씩 "어닝 서프라이즈!" 같은 뉴스가 터지면 기준가 자체가 점프하고, 가격이 즉시 갭을 만들며 새 기준가를 향해 움직입니다. 기다림이 사건이 되고, 뉴스에 빠르게 반응하는 플레이어에게 보상이 돌아가는 구조입니다.
차트는 진짜여야 한다
투자 파트를 만들며 가장 공들인 부분은 기술적 분석이 실제로 통하게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이동평균선, 볼린저밴드, RSI, MACD를 그려 넣는 건 쉽지만, 가격이 순수 랜덤이면 그 지표들은 장식일 뿐입니다. 그래서 가격 모델에 추세 지속성(모멘텀)과 평균회귀를 함께 넣어 — 골든크로스 같은 추세추종 신호와 RSI 과매도 같은 역추세 신호가 모두 통계적으로 유의미하도록 설계했습니다. 차트를 읽을 줄 아는 플레이어가 실제로 더 잘 버는 게임이 됐습니다.
쇼핑에 목적을 부여하기
테스트 중 발견한 문제: 시작 자금이 넉넉하니 사고 싶은 걸 다 사버리면 할 일이 없었습니다. 해법은 세 가지였습니다. 첫째, 시작 자금을 확 줄여 "지금은 못 사는 물건"을 만들었습니다. 둘째, 그 물건을 저축 목표로 설정하면 진행률이 보이게 했습니다. 셋째, 매일 단 하나만 등장하는 한정판을 만들어 "오늘 안 사면 없다"는 희소성을 더했습니다. 구매한 물건은 컬렉션에 전시되고, 한정판에는 골드 뱃지가 붙습니다. 소비가 수집이 되는 순간, 쇼핑은 목적을 갖게 됩니다.
배달 음식이 버프가 된 이유
배달 코너는 원래 분위기용이었습니다. 그런데 "음식을 시키면 뭐가 좋지?"라는 질문에 답이 없더군요. 그래서 음식이 도착하면 잠시 거래 수수료가 할인되는 버프를 붙였습니다. 커피를 시켜두고 대량 매매를 하는 최적화 플레이가 자연스럽게 생겼고, 쇼핑·배달·투자라는 세 시스템이 서로 맞물리기 시작했습니다. 별개의 미니게임 셋이 아니라 하나의 경제로 느껴지게 하는 것 — 그게 이 게임의 목표였습니다.
앞으로
지금도 게임은 계속 다듬는 중입니다. 유저 피드백에 따라 밸런스를 조정하고, 새 상품과 가게, 이벤트를 추가할 예정입니다. 버그 제보나 아이디어는 문의 페이지로 보내주세요. 직접 플레이해보시려면 —